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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직장인 생존기] 외국인인 내가 한국 회사에서 가장 당황했던 말들

by 파란 호랑 2026.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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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 회사에서 치열하게 살아남고 있는 외국인 직장인입니다.

처음 한국에 와서 출근했을 때, 제 한국어 실력이면 업무에 문제가 없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웬걸요? 진짜 복병은 따로 있었습니다. 교과서나 어학원에서는 절대 가르쳐주지 않는 '한국 직장인들만의 비밀 언어'가 있더라고요.


처음엔 속뜻을 몰라서 머리를 싸매게 만들었던, 하지만 이제는 저도 어느 정도 눈치를 채 버린(!) 한국 회사의 알쏭달쏭한 표현들을 제 경험담과 함께 소개해 볼게요.

1. "잠깐 시간 괜찮으세요?" (공포의 7글자)


이 말은 지금 들어도 여전히 심장이 덜컥 내려앉습니다. 제 고향이나 영어권 문화에서는 피드백을 줄 때 보통 "이 부분 되게 좋다!" 하고 칭찬부터 한 뒤에 본론을 꺼내거든요.
그런데 한국 상사분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OO 씨, 잠깐 시간 괜찮아요?" 하고 부르십니다. 이 타이밍 뒤에는 십중팔구 업무 수정 요청이나 피드백, 혹은 무언가 터진 상황이 따라오더라고요. 처음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대체 내가 뭘 잘못했지?' 싶어서 화장실 가서 한숨을 크게 쉬고 상사 자리로 가곤 했습니다. 제게는 거의 공포 영화 예고편 같은 말이에요.

2. "이건 조금 애매한 것 같아요"


외국인인 제가 한국의 '필터링 문화'에서 가장 헷갈렸던 단어가 바로 이 '애매하다'입니다. 저희 문화에서는 직설적으로 "이건 틀렸어요", "안 됩니다"라고 말하니까 대처하기가 편하거든요.

처음에 상사분이 제 기획안을 보고 "음... 조금 애매하네요" 하시길래, 저는 진짜로 "아, 조금만 보완하면 괜찮다는 뜻인가?" 하고 혼자 희망 회로를 돌렸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깨달았죠. 한국 회사에서 '애매하다'는 건 부드럽게 거절하는 표현일 뿐,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해오라'는 뜻이었다는 걸요. 나름 저를 배려해서 돌려 말씀하신 거였지만, 속뜻을 알고 나선 혼자 배신감을 느꼈답니다.

3. "언제 한번 밥 한번 먹자"


한국 와서 가장 먼저 배운 영혼 없는(?) 인사말입니다. 헤어질 때 기약 없이 던지는 이 말을 저는 처음에 곧이곧대로 믿었어요. 그래서 신나서 "엇, 진짜요? 그럼 언제 시간 되세요? 이번 주 목요일?" 했다가 돌아오는 상대의 당황스러운 침묵에 저도 같이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국인들에게 이 말은 진짜 밥을 먹자는 약속(Schedule a meeting)이 아니라 그냥 "다음에 또 봐(Bye)"의 또 다른 표현이라는 걸 깨닫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4. "오늘 가능할까요?" (의문문의 탈을 쓴 명령)


한국 회사의 엄청난 스피드를 온몸으로 느꼈던 멘트입니다. 말은 부드럽게 물어보는 의문문인데, 눈빛과 분위기는 전혀 질문이 아니더라고요. 사실상 "가능하면 지금 당장 빨리 끝내서 가져오라"는 무언의 압박이었습니다. 처음엔 한국 회사들의 이 엄청난 속도와 마감 문화에 적응하느라 매일 땀을 뻘뻘 흘렸던 기억이 나네요.

5. "편하게 말씀하세요~"

"정말... 편하게 말해도 되는 거 맞죠...?"
회의 시간이나 면담 때 상사분들이 분위기를 풀어주려고 자주 하시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진짜로 너무 편하게 의견을 냈다가 회의실 분위기가 싸해지는 걸 경험하고 나선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한국 특유의 보이지 않는 선과 존댓말 문화가 섞여 있어서, '어디까지가 진짜 편한 건지' 눈치 싸움을 하느라 처음엔 참 어려웠어요. 지금은 적당히 예의를 갖추면서 할 말 다 하는 스킬이 생겼지만요!

6. "고생 많으셨습니다"


반대로 제가 정말 좋아하고 감동받는 표현도 있습니다. 바로 퇴근할 때 주고받는 이 인사말인데요. 제 모국어로 직역하면 "You suffered a lot(고통을 많이 받았다)"이 되어서 처음엔 어색했어요. 그런데 그 속에 담긴 뜻이 "오늘 하루도 회사에서 버텨내느라 수고했다, 고맙다"라는 따뜻한 뉘앙스라는 걸 알고 나니 너무 좋더라고요. 이 말을 들으면 오늘 하루 힘들었던 게 싹 씻겨 나가는 기분이 듭니다. 한국 특유의 정(情)이 느껴지는 최애 표현이에요.

7. "오늘 회식 가실 거죠?"


문화 충격의 정점을 찍었던 건 역시 '회식'이었습니다. 퇴근하고 나서도 회사 사람들과 다 같이 밥을 먹고 술자리를 이어가는 문화, 그리고 다 같이 "짠!"을 외치는 단체 분위기가 처음엔 신기하면서도 무척 낯설었어요. 내 개인 시간은 어디로 갔나 싶기도 했고요. 요즘은 강요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로 많이 바뀌고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문화 중 하나입니다.

글을 마치며

돌아보면 이런 알쏭달쏭한 표현들 때문에 매일 눈치를 보며 살았던 것 같아요. 처음엔 "한국 사람들은 왜 이렇게 꼬아서 말하지?" 하고 답답하기도 했지만, 신기하게도 시간이 흐르니까 저도 모르게 행간을 읽어내는 '눈치 만렙' 외국인이 되어 가고 있더라고요. 요즘은 동료가 기획안을 들고 오면 저도 모르게 "음... 조금 애매한데요?"라고 말하려다 깜짝 놀라곤 합니다.

역시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고, 적응하기 나름인가 봐요.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다른 외국인 직장인 분들이나, 외국인 동료를 둔 K-직장인 분들은 어떤 표현이 가장 공감 가시나요? 댓글로 이야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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